26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화물선의 충돌로 붕괴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철골 구조물이 화물선 갑판 위에 늘어져 있다. 연합뉴스“키 브리지가 저렇게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실제 볼 것으로 생각 하지 못했다. 액션 영화에서 나온 것 같아 보였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붕괴는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의 묘사대로 정말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CNN 등 미국 언론의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26일(현지시간) 새벽 1시 볼티모어항구를 출항한 대형 선박이 다리를 향해 다가갔다.
5천개에 가까운 컨테이너를 갑판 위까지 가득 실은 선박은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틀려고 했지만 결국 피하지 못하고 오전 1시28분께 다리 중앙에 있는 교각을 들이받았다.
길이 약 300m, 폭 약 48m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속 14.8km의 속도로 들이받은 충격에 교각이 먼저 쓰러지고 그 위의 구조물을 시작으로 다리 전체가 무너졌다. 곳곳에서 철골 구조가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끊어지는 데 길이 약 2.6㎞의 교량 중 강물 위를 지나는 56m 구간 전체가 물에 내려앉는 데 약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선박의 갑판 위로 다리의 파괴된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선박의 조명이 꺼지고, 선박과 교량 일부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
영상을 설명하던 CNN 앵커는 “저렇게 다리가 완전히 붕괴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컨테이너선은 충돌 당시 동력을 상실하고 조종이 되지 않는 상태로 선원들은 무전으로 조난 신호를 보내면서 충돌에 대비해 차량의 교량 통행을 통제할 것을 요청했다.
선박은 이와 함께 닻을 내리는 비상 조치도 취했다.
경찰은 선박의 충돌 경고에 따라 교량 양 끝을 통제했다.
당시 다리 위에는 포트홀(도로 파임) 작업을 위해 8명의 인부가 있었다. 인부들은 사고 당시 휴식 중이었으며 일부는 트럭 위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2명은 구조됐으며 나머지 6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다.
날이 밝은 뒤 부서진 철골 구조물은 수면 위로 삐쭉 나와 처참한 몰골을 드러냈다.
목격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는 이런 장면을 직접 보고서도 믿기지 않는 듯 "하느님 맙소사" 등을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