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3차 세계대전’ 서막? 美 볼티모어 다리 붕괴, 테러라고 주장하는 음모론 확산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를 야기한 컨테이너선. AP 연합뉴스'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를 야기한 컨테이너선. AP 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대규모 교량 붕괴 사고가 일어나자 일부 음모론자들이 이 사건을 '블랙스완 사건'으로 규정하며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마이클 플린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교량 붕괴를 "블랙스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로라 루머 등 일부 큐어넌(QAnon·음모론 집단) 계정 운영자들도 '블랙스완 사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이번 붕괴가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을 폈다.

유명 음모론 사이트인 인포워스(Infowars) 운영자 알렉스 존스 또한 엑스에 "나에겐 고의적으로 보인다”며 “사이버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 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적었다.



'블랙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글로벌 금융분석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2007년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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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자들은 이 블랙스완 개념을 가져와 강력한 개인들로 구성된 비밀네트워크, 즉 '딥 스테이트'(deep state)가 미국 정부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음모론에 접목하고 있다.

'딥 스테이트'는 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고자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을 뜻하는 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트럼프’ 인사들이 정보기관이나 관료 집단 등을 적대시하며 자주 써온 표현이다.

미 당국은 선박 충돌로 교량이 붕괴한 것이 테러와 관련이 있거나 고의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테러 공격이라고 믿을 만한 증거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의도적인 행동이 있었는지를 믿을만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를 들이받아 붕괴를 야기한 컨테이너선은 시스템 결함 등의 원인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테러 가능성에 선을 그었는데도 음모론이 계속 일자 브랜든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수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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