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가 매출을 기준으로 전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 3위로 내려앉았다. 직전 년도 1위에서 2계단이나 하락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전례없이 침체된 사이 인텔이 2년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를 입으며 고공행진을 이어온 엔비디아가 깜짝 2위를 달성했다.
2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연간 매출은 443억 7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2년 670억 5500만 달러와 비교해 33.8%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DS부문 매출 순위는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유례없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 대부분 순위가 떨어졌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전년(341억달러)보다 30.6% 하락한 236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SK하이닉스의 매출 순위는 4위에서 6위로 2계단 내려갔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이 기간 매출이 268억7000만달러에서 159억6300만달러로 25.1% 급감했다. 순위는 6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인텔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8%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의 부진에 반사이익을 누리며 2021년 이후 2년 만에 매출 1위를 차지했다.
AI 열풍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매출이 두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491억 61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210억 4900만 달러를 기록한 직전 년도보다 133.6% 급증했다. 옴디아가 조사한 상위 20개 매출 기업 중 100% 이상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건 엔비디아가 유일하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할 만큼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매출 4위와 5위는 퀄컴(309억 1300만 달러)과 브로드컴(284억 2700만 달러)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