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로 직원들을 폭행하고 사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전북 순정축협조합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제1단독은 특수폭행,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위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순창군 한 노래방과 식당 등에서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직원들을 폭행·협박하고 노조 탈퇴와 사직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 씨는 노래방에서 맥주병 2개를 탁자에 내리쳐 깨뜨리며 직원 B 씨에게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사표 쓰라"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A 씨는 장례식장에서 만취한 상태로 직원 C 씨를 손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C 씨에게 "노조에서 탈퇴해라.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며 소주병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또 축협 직영 식당에서도 또 다른 직원인 D 씨를 신발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또 다른 직원 뺨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뒤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폭행, 폭언 뿐만이 아니라 지난해 9월18일 피해를 본 직원들이 자신을 고소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지자 3개월간 합의를 종용하며 피해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36차례에 걸쳐 전화하거나 47통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 직원의 주거지와 병원 등을 찾아가 기다린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지역 조합에서 조합장이 가지는 권한은 막강하다. 피해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수모를 당하고 그 피해에 대해서 그 자리에서 곧장 저항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조합장과 조합 직원이라는 수직관계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면서 "그런 만큼 조합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거나 직원들과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 사건은 일반적인 주취 폭력 사건보다 죄질이 훨씬 안 좋다. 관련 영상이나 녹음 파일 내용을 보면 단순한 물리적 폭력을 넘어서 피해자들의 자율권을 침해할 정도로 상당히 모멸적인 방법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며 "직무 수행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큰 상처를 줬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스토킹 범죄까지 저질러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