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잇따라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부터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미국에서 성공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 스타트업으로 도약한 센드버드·몰로코에 이어 또 다른 유니콘 신화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채널코퍼레이션은 3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채널콘 컨퍼런스’에서 새로 개발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미국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간거래(B2B)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이 이번에 선보인 생성형 AI 챗봇 ‘알프(ALF)’는 주요 고객인 이커머스에서 발송예정일, 주문취소 등 단순·반복문의를 처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시원 공동대표는 "신(新) 기능을 통해 상담원이 반복되는 업무를 줄이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실제로 시범 도입한 이커머스의 고객 상담 업무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22개국 16만여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채널코퍼레이션은 올해 북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에서 성공한 경험이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2018년 일본에 진출한 채널코퍼레이션은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일본에서 거두는 성과를 내고 있다. 김재홍 공동대표는 “한 달 전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사를 갔다”면서 “다시 첫 걸음을 내딛는 기분이지만 계속 도전해 미국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뉴욕에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 '업스테이지 AI'를 세웠다. 대표에는 업스테이지 공동창업자인 박은정 최고과학책임자(CSO)를 선임했다. 이후 엔비디아가 3월 중순 주최한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 ‘GTC 2024’에 참가해 생성형 AI 기술력을 해외에 알렸다. 업스테이지의 거대언어모델(LLM)인 ‘솔라’는 챗GPT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모델에 비해 경량화된 사이즈인 만큼 기업별 특화 모델을 구축하는 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 AI 스타트업 에이모의 미국 법인이 올 초 출범했다. 김정현 미국 법인장은 “올해 미국 시장 매출은 1000만 달러(약 135억 원)가 목표”라고 전했다.
첫 해외 진출 국가로 미국을 택한 스타트업도 있다. 국내 맞춤형 안경 제조 스타트업 브리즘은 최근 뉴욕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다. 이 회사의 안경은 3차원(3D) 스캐닝, 3D 프린팅, 레이저 절삭 등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얼굴 모양, 미간 너비, 코·귀 높이 등을 고려해 개개인의 얼굴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지 가격은 주력 제품 기준 298달러로 평균 300달러 수준인 일반 안경테와 비교해 합리적인 편이다. 브리즘은 이번 첫 매장을 시작으로 5년 내 미국 전역에 매장을 100개로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미국 내 맞춤 안경 주문 애플리케이션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박형진 대표는 “미국 안경 시장은 100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크지만 기존 안경이 다양한 인종의 얼굴 특징에 맞지 않아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3D 프린팅과 AI 기술 기반의 맞춤 안경으로 한국 안경 산업의 저력을 미국 시장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