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원자재 수입이 크게 줄면서 수입은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2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우리나라 잠정 경상수지는 68억 6000만 달러(약 9조 2747억 원) 흑자였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흑자 폭이 1월의 30억 5000만 달러(약 4조 1242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확대됐다. 1~2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99억 1000만 달러로 한은의 지난달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액 전망(198억 달러)의 절반을 조기에 달성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2월 흐름만 보면 예상보다 국제수지 개선 속도가 빠르다”며 “다만 3~5월에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경상수지를 낮출 요인이 있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는 66억 1000만 달러(약 8조 9393억 원) 흑자로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3%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액(524억 달러)이 지난해 2월보다 4.8% 늘었다. 반도체 외에 전기·전자제품(32.6%), 선박(27.4%)의 수출도 크게 늘었지만 화공품(-8.9%), 철강(-8.8%), 승용차(-8.2%)는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20.1%)와 중남미(25%)에서 수출이 크게 확대됐다.
상품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원자재 수입이 전년 대비 19.1% 떨어지면서 2월 수입 총액(481억 1000만 달러)은 13.1% 감소했다. 자본재와 소비재의 수입 역시 각각 5.3%, 6.6% 줄어들었다.
서비스수지는 17억 7000만 달러(약 2조 3943억 원) 적자를 보였다. 해외여행으로 인한 여행수지 적자 탓이다. 다만 적자 폭은 전월(-26억 6000만 달러)에 비해 대폭 줄었다.
금융 계정을 살펴보면 2차전지 업계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FDI)가 33억 달러(약 4조 4639 원) 늘었다. 외국인의 우리나라 직접투자 규모는 7억 1000만 달러(약 9604억 원) 뒷걸음질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