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등 주변인들에게 투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영국 재벌 조 루이스에게 미국 법원이 500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법원은 이날 내부자 거래 혐의를 받는 루이스에게 벌금 500만 달러(약 67억 원)와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다. 미 연방법상 내부자 거래에 대한 양형기준은 징역 18개월에서 2년의 실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법원은 그가 87세의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실형은 선고하지 않았다.
루이스는 이날 안대를 착용하고 법정에 들어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 법을 어겨 부끄럽고 죄송하며 책임을 지겠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그의 범죄에 대해 "심각하다"고 표현하면서도 "시장의 무결성에 타격을 입혔지만 징역형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투자사 타비스톡그룹이 투자한 제약회사 솔리드 바이오사이언스의 항암제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여자친구와 자신의 전용기 조종사 등 주변인들에게 해당 주식을 사라고 말해 기밀을 유출한 혐의다. 임상시험 결과 발표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16% 이상 급등했고, 그의 여자친구는 70만 달러를 투자해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타비스톡그룹 설립자인 루이스는 부동산, 스포츠, 금융, 에너지 및 생명과학 회사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2023년 영국 선데이 타임즈가 발표한 영국 부호 39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구단주로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