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기고] 상하이에서 바라본 한중 관계

■김영준 주상하이총영사

한중, 상호존중 기반 협력관계 전환

임시정부 청사도 원형보존 공감대

華東 지역 경제 재도약 노력 활발

기회·도전요소 포착하고 적극 대응을





상하이시 황푸구 마당로 306농 4호,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1926년부터 1932년까지 위치했던 곳이다. ‘동양의 파리’ ‘중국 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는 상하이가 우리에게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한중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복원돼 1993년부터 기념관으로 문을 연 후 임시정부 관련 대표적인 사적지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쇼핑몰과 음식점이 즐비한 관광 명소 ‘신톈디(新天地) 거리’에 위치해 재개발설이 끊이지 않는다. 주상하이총영사관은 중국 당국에 임시정부 청사의 원형 보존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중국 측도 우리의 높은 관심과 문화 유적으로서의 가치에 공감해 보존을 확약하고 있다.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5주년이 되는 해다. 주상하이총영사관은 4월 11일 기념행사를 개최해 현지 동포들과 함께 임시정부 수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립유공자 후손을 예우하는 한편 관할지 내 우리 사적지 관련 인사들에게 다시 한번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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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는 드라마 ‘판화(繁花)’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상하이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부터 방영된 30부작 드라마로 199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평범한 공장 근로자에서 주식 투자와 무역을 통해 사업가로 성공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드라마의 선풍적 인기는 탄탄한 스토리나 화려한 연출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최근 경기 둔화에 직면한 중국인들에게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던 1990년대의 성공 스토리가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인기는 현실 경제로 이어져 드라마 속 옛 거리나 호텔은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이런 붐이 상하이 경제 재도약의 도화선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상하이총영사관 관할지인 화둥(장삼각) 지역은 중국 경제의 중심이자 시금석이다. 이 지역은 중국 전체 면적의 3.7%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16.8%, 국내총생산(GDP)의 24%, 대외무역의 36%를 차지하고 우리 대중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41%에 이른다. 최근 이 지역도 부동산 침체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경제 재도약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상하이는 경제, 금융, 무역, 항운, 과학기술 혁신 분야 글로벌 중심 도시를 목표로 지도부가 연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며 기업·투자·인재 유치에 진력을 다하는 중이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인근 장쑤·저장·안후이성을 거대 경제권으로 통합 발전시키고자 하는 ‘장삼각 지역 일체화 발전 전략’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중국 핵심 경제구역인 화둥 지역에서 한국 기업 진출과 교류 협력은 앞으로도 그 중요성을 더할 것으로 생각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호혜적 협력 관계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으며 경제 분야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우리 총영사관은 70여 차례 지방 지도자들과 소통하는 등 중국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과 동포 사회 애로 해소, 항저우 아시안게임 관련 지원, 한중 우호 협력을 위한 다양한 행사 개최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기회와 도전 요소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주상하이총영사는 상하이 주재 1호 해외 영업 사원이라는 자세로 최근 화두인 공급망 안정과 호혜적 한중 협력을 위해 장삼각 지역 5만여 재외국민, 6000여 진출 기업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차게 뛸 것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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