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일본과 협력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영미권 국가들이 출범시킨 오커스가 일본을 끌어들이면서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호주·인도와 함께 다자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도 참여하고 있는 일본은 오커스와도 협력하면서 미국 주도 안보 동맹의 ‘키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오커스 3국의 국방부 장관들은 8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일본의 강점, 그리고 일본과 오커스 3국 간에 긴밀한 양자 국방 협력관계를 인식하며 일본과 오커스 '필러 2'의 첨단역량 프로젝트 협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미국·영국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을 제공하는 ‘필러1’과 인공지능(AI), 극초음속, 양자기술 등 첨단기술 분야와 역량에서 협력하는 ‘필러2’ 등 두 개의 필러로 구성돼 있다. 오커스는 그간 ‘필러1’에 대해서는 3자 동맹이라는 틀을 깨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필러2’에 대해서는 협력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3국은 공동성명에서 "오커스 3국은 필러 2 개별 프로젝트에 다른 협력국을 추가로 참여시키기 위한 원칙과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 역사적인 과업에 기여하고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와 관련해 유망한 협력국들과 2024년에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3국은 다른 나라와 협력 가능한 분야를 식별하는 데 있어서 해당 국가의 기술력과 자금력, 산업 경쟁력, 민감한 자료와 정보를 충분히 보호할 능력,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는 데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일본 외에도 오커스와 협력할 수 있는 국가로 뉴질랜드와 캐나다, 한국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일본의 오커스 참여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 등이 일본과의 협력을 제안했는데 영국과 호주 등은 협력국을 추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전했다. 이번 발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 직전에 나왔으며, 미일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1960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후 동맹을 최대 규모로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