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30도를 넘기는 날이 거의 없는 독일에 봄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올여름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 최악의 폭염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올스바흐의 최고기온이 섭씨 30.1도를 기록했다. 이튿날은 남동부 바이에른주 로젠하임이 28.2도까지 올랐다.
4월 초순(1∼10일) 기온이 30도를 넘기기는 1881년 독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2011년 4월7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라인펠덴에서 측정된 27.7도였다.
독일 기상청은 서유럽에 형성된 저기압 전면을 따라 북아프리카의 따뜻한 공기가 중유럽으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부 해안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며칠간 수은주가 2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지난해 평균기온은 10.6도를 기록해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여름(6∼8월) 평균기온은 18.5도로 1961∼1990년 평균을 2.2도 웃돌았다.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는 '폭염'도 자주 나타나는 추세다. 독일 환경청에 따르면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2022년 전국 평균 17.3일, 지난해 11.5일이었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폭염 일수가 10일을 밑돌았다. 환경청은 "연간 수치에 편차가 크지만 전반적으로는 확실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여름 독일에서 관측된 최고기온은 38.3도였다. 학계는 벌써 올여름 극한기후를 경고하고 있다. 온난화 추세에 더해 최근 빠르게 녹는 그린란드 빙하가 유럽 상공 제트기류를 강화해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 올린다는 것이다.
기상학자 도미니크 융은 "올여름 더위는 1881년 이후 열 손가락에 들 것"이라며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너무 더운 여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