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EU의 ‘풍력 터빈 보조금 조사’에 공식 항의

“FSR 이용 조사, 상호 신뢰 심각한 훼손”

단호한 반대 표명하며 “즉각 시정” 촉구

중국 다롄 지역의 해상풍력설비. 서울경제DB중국 다롄 지역의 해상풍력설비. 서울경제DB




중국 정부가 중국 풍력 터빈 공급업체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유럽연합(EU)에 공식 항의했다.



중국 상무부는 11일 상무부 무역구제국 책임자가 전날 마틴 루카스 EU 집행위원회 무역방어국장을 만나 EU가 중국 풍력 터빈 공급업체를 상대로 보조금 조사를 시작하고 최근 중국 경제에 ‘심각한 왜곡’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EU의 조사에 대해 “지난 2개월 동안 EU가 역외보조금 규정(FSR)을 이용, 중국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네 번째 사례”라며 “중국은 EU가 지금까지 발동한 FSR 조사가 모두 중국 신에너지 관련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목표가 명확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U의 조사에 대해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유럽 투자·무역 협력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EU 산업 호혜 협력을 간섭했고,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녹색 전환 프로세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EU가 보조금의 정의를 멋대로 왜곡하고, 절차적 기준도 불공평·불투명해 공정 경쟁의 이름으로 공정 경쟁 환경을 해친 보호주의적 행위의 일종이 됐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며 “EU가 즉각 잘못된 처사를 중단·시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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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EU가 "중국 경제에 ‘심각한 왜곡’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재차 발표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무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는 경제의 ‘심각한 왜곡’이라는 개념이나 기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데, EU가 일방적으로 이른바 ‘심각한 왜곡’ 기준을 만들어 중국 시장경제를 평가한 것은 완전히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EU의 후속 행동을 주시할 것이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EU의 보호주의 경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외부에서는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프리스턴대 연설에서 FSR을 언급하며 “중국 풍력터빈 공급업체에 대한 새로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중국 업체명은 밝히지 않고 “스페인과 그리스, 프랑스, 루마니아, 불가리아 풍력발전단지 개발과 관련한 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FSR은 제3국에서 과도한 보조금을 받아 제품 단가를 낮춘 외국 기업이 EU 내에서 기업결합이나 공공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이다.

FSR에 따라 EU에서 기업결합·공공입찰에 참여하려는 기업은 제3국 보조금 내역을 사전 신고해야 한다. 집행위 직권으로 조사를 벌여 공정 경쟁을 해치는 수준의 보조금을 받았다고 판단하면 참여를 불허할 수도 있다.

EU의 이번 조사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중국발 공급 과잉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부터 EU 집행위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보조금 조사도 진행 중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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