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는 12일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여당의 참패는 사실상 국민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내린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내린 각종 명령과 고발, 행정처분 등의 철회도 재차 요구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 “정부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들어,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에 나서기 바란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협 비대위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무리하게 내린 각종 명령과 고발, 행정처분 등을 철회하라”고도 요구했다.
비대위는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원점에서 의료계와 함께 발전적인 의료 개혁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가 보여준 쇼에 불과한 대화 시도,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일관성 없는 태도로 인해 국민들은 정부의 목적이 의료 개혁이 아니라 총선용 포퓰리즘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공의들이 사라지니 수련병원들의 경영 위기,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현실화했다”며 “이런 현상들을 보며 국민들은 조금씩 대한민국 의료의 근본적 문제를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의 명분으로 국민의 찬성 여론을 든 것과 관련, “여론조사가 편향된 질문을 통해 도출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향된 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짜 여론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증명된 국민의 진짜 여론을 받들어 의료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가 됐음을 인정하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는 30일로 마무리되는 비대위 임기와 관련, “시한에 몰려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논의는 진행된 바 없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대위 구성 당시부터 전공의·의대생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과 비대위 간 갈등에 대해서는 “차기 회장으로서 충정은 이해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확한 절차를 지키는 게 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