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가 이르면 10월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산된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통합은 검토를 이어가지만, 증시 상장을 우선 순위에 두고 진행한다.
16일 요미우리신문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은 15일 키옥시아에 1조 엔(약 9조 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해 준 일본 은행들과 만나 상장 계획안을 전달했다.
키옥시아는 오는 6월 최대 9000억 엔 규모의 대출 상환을 앞두고 채권단에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가 부진한 데다 지난해 4~12월 2540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자본증강 방안과 성장 전략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 중인 은행들은 상장을 통한 성장 방안을 제시하면 차환에 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키옥시아는 2018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이들 컨소시엄은 ‘3년 내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 하에 2020년 10월 증시 입성을 노렸으나 코로나 19 등의 무산됐다. 이후 미국 WD의 반도체 부문과의 경영 통합으로 기업가치를 올려 매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으나 이마저도 컨소시엄에 참여해 키옥시아에 간접 투자한 SK하이닉스가 반대를 표명해 없던 일이 됐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키옥시아가 상장 후 다시 WD과도 통합을 진행할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다만, 상장 전후 단계에 대한 불확실성은 많다. 당장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는 입성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설사 심사를 통과한다 해도 상장 가격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