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20년간 싱가포르를 집권했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다음 달 퇴임 후 선임장관으로 내각에 남는다.
16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차기 총리인 로런스 웡 부총리는 이날 리 총리가 새 내각에서 선임장관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웡 부총리는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기존 장관들이 계속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장관은 총리나 부총리를 역임한 관료에게 주어지는 직책이다. 3대 총리인 리셴룽에 앞서 리콴유, 고촉통 총리도 퇴임 후 선임장관을 역임했다.
웡 부총리는 대폭 개각은 다음 총선 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시스템은 지속성과 점진적인 변화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며 "오늘날 가진 것을 바탕으로 무엇이 싱가포르에 좋을지 확인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나는 변화 또한 원한다"며 "급변하는 환경에 더욱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현재 접근 방식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총선은 내년 11월 이전에 실시돼야 하지만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웡 부총리는 차기 총선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정부가 계속 추진해야 할 의제로 경제, 일자리, 물가, 취약계층 보호 등을 꼽았다.
지난 1965년부터 싱가포르는 현 여당이자, 싱가포르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콴유가 설립한 인민행동당(PAP)이 집권하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싱가포르의 총리는 대통령처럼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PAP 지도부의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 정해진 임기가 없고 현직 총리가 후임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권력이 승계돼 왔다.
이런 구조로 인해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 총리는 지난 2004년 8월 고촉통 전 총리(1990~2004년 집권)로부터 자리를 넘겨받은 후 20년 동안 싱가포르를 통치해 왔다. 아버지 리콴유가 통치한 기간인 31년을 합치면 부자의 통치 기간은 51년에 달한다.
지난 15일 리셴룽 총리는 다음 달 15일 웡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넘기겠다고 전날 발표하며 장기집권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