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연회비 수익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낮은 카드를 대규모 ‘구조조정’하면서 프리미엄 카드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해도 고객 맞춤형 혜택을 강화하는 한편 연회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현대·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지난해 연간 연회비 수익은 총 1조 33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가량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카드사별로는 지난해 연회비로만 2945억 원을 벌어들인 현대카드가 전년 대비 15.7%의 증가 폭을 보이며 가장 많은 수익을 거뒀다.
카드 업계의 연회비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수익성이 낮은 카드는 대거 단종시키며 비용 효율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405개의 신용카드가 단종돼 직전 연도의 79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비용 문제나 제휴사 사정 등으로 서비스가 불가능할 경우 ‘카드 구조조정’을 한다”며 “지난해 카드사의 조달 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의 영향으로 단종된 카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로 연체율이 높아지자 ‘우수 고객’을 집중 겨냥해 프리미엄 카드 판매 확대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현재 카드 업계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 탓이다. 실제 8개 카드사의 총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30.2%로 직전 연도(31.9%) 대비 소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 역시 프리미엄 카드 출시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대중이 주고객인 ‘매스카드’보다 연체나 부도가 날 확률이 매우 낮고 매출도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업계는 올해도 우량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올 들어 우리카드는 연회비 15만 원의 ‘카드의 정석 디어(Dear)’ 2종을 출시했으며 하나카드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이드(JADE)’를 론칭하고 연회비 12만 원의 카드를 내놓았다. 현대카드는 연회비 최대 100만 원의 ‘현대 아멕스 카드 에디션2’ 3종을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낮은 수수료 때문에 예전처럼 많은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카드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