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당선 축하만 하고 헤어진 여당, ‘전대 룰’ 개정으로 쇄신 의지 보여라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를 당하고도 뼈아픈 반성 없이 적당히 상황을 수습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16일 당 소속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총회에서 “국민이 내려주신 회초리를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회에서 선거 패배의 원인과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은 없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총회 중 1시간은 초선 당선인들의 자기 소개로 진행됐다. 총회에 참석한 당선인들 중 입을 연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참석자들은 밝은 얼굴로 서로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선에서 의견을 모으고 회의를 마쳤다.



국민의힘은 2016년 20대 총선부터 세 번 연속 총선에서 패배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보수정당이 한국 사회의 비주류로 밀려나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데도 여당 지도부 및 당선인들에게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자신은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당 지도부에서는 탄핵·개헌 저지선인 100석 이상은 건졌다며 안주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런 기류 속에서 당 상임고문단은 17일 간담회에서 고언을 쏟아냈다. 특히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번 참패의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 우리 당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며 대대적 쇄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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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얻은 108석으로는 22대 국회에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의석수 열세를 극복하려면 뼈를 깎는 쇄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친윤(親尹)’ 주류의 입맛에 맞는 당 대표를 선출해 대충 국면을 전환하려는 발상으로는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 당 대표 경선 과정부터 본격적 혁신을 해야 한다. 우선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도록 하는 전당대회 룰을 개선해 일반 국민 여론이 경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중도층·수도권·청년층(중수청)으로 외연을 확장해 지속 가능한 전국 정당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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