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능해 vs 못해’…화재부터 취업까지 너무 다른 장애인 vs 보호자

장애인고용공단, 2023년 장애인 통계보니

위급상황 때 신고 질문에 보호자 55% “못해”

반면, 발달장애 당사자 72% “연락할 수 있어”

취업 희망도 차이… 보호 vs 자립, 딜레마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열린 2024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대회 참가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열린 2024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대회 참가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달장애인 보호자와 발달장애인 당사자 간 위급 상황 때 신고 가능 여부에 대한 인식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이는 대부분 발달장애인 부모가 보호자란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같은 보호자와 당사자 간 큰 인식 차이는 장애인의 보호와 자립의 경계에 대한 일종의 딜레마란 평가다.

18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올 초 발표한 ‘한눈에 보는 2023 장애인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은 2022년 기준 25만3311명이다. 작년 5월 기준으로 이들 중 5만9828명이 취업을 통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전체 장애인의 사회 진출은 속도가 더디지만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설문은 발달장애인 보호자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느끼는 일과 생활에 대한 인식 차이다. 2022년 조사 기준 보호자는 ‘재난이나 위급 상황 발생 시 소방서와 경찰서 등에 발달장애인이 신고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44.8%를 기록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답변도 47.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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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인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 ‘집에 불이 날 경우를 가정한 소방서 연락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사자는 72.1%가 ‘연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취업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보호자 67.5%는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취업을 희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60.6%는 ‘발달장애인이 취업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당사자는 취업 희망 여부를 묻자 63.4%가 ‘원한다’고 답했다.

물론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비장애인 보다 사고를 당할 확률은 통계적으로 높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화재 사고 사망자 수는 장애인이 3.2명으로 비장애인 보다 약 9배 높다. 장애인을 위한 적극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지만, 지나친 보호는 이들의 일상적인 활동이나 사회 진출을 되레 저해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취업 지원, 이동권 보장 등 비장애인처럼 생활 할 수 있는 여건 마련 대책이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공단 관계자는 “보호자와 당사자 간 인식 차이는 결국 당자사의 자립을 돕는 정책과 사회적 관심 제고로 수렴돼야 한다”며 “취업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취업을 통해 직장 동료와 함께 어울리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이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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