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번 봄 제사 기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21~23일 열리는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관례에 따라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공물 봉납 여부에 관한 질문에 "총리가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이후 봄·가을 제사 기간마다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을 봉납해 왔다.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참배를 마지막으로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한 일은 없었다.
다만 내각 인사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두고 각각 다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참배 계획과 관련해 "사적인 일정에 관한 것이어서 말하지 않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나라를 위해 존귀한 생명을 희생하신 분들을 애도하고 존숭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참배에 긍정하는 답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재무성 부대신으로 일할 당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바 있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과 사카모토 데쓰시 농림수산상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으로서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