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콩알보다 작은’ 부처님 흔적…100년 만에 돌아온 ‘석가모니 사리’ 공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화암사 사리 이운 고불식'에서 부처님 사리를 친견하고 있다. 연합뉴스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화암사 사리 이운 고불식'에서 부처님 사리를 친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 100년 만에 국내로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한 석가모니 사리가 일반에 공개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로비에서 회암사 사리 이운 고불식을 열고 석가모니 사리를 공개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으로 유출된 후 약 100년 만이자 사리 반환 논의를 시작한 지 15년 만의 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등 종단 주요 직위자와 스님들, 불교 신자 등이 차례로 사리를 친견(親見)했다. 사리는 둥근 모양이며, 쌀알보다는 크고 콩알보다는 작은 크기였다. 이 때문에 확대경을 사용해 살펴보는 이도 있었다.

조계종은 이 외에도 가섭불·정광불(연등불) 및 고려시대 스님인 나옹선사(1320∼1376)·지공선사(?∼1363)의 사리 혹은 및 편(片)을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돌려받았다. 이들은 크기가 매우 작은 탓에 분실 위험이 있어 사리구 재현품에 넣은 상태로 공개했다.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본래 경기 양주시 회암사나 개성 화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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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미술관은 이 사리구를 1939년 보스턴의 야마나카상회(Yamanaka and Company)라는 딜러로부터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화암사 사리 이운 고불식'에서 공개된 부처님 사리. 연합뉴스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화암사 사리 이운 고불식'에서 공개된 부처님 사리. 연합뉴스


사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애초에는 사리와 사리구를 함께 반환받고자 했으나 미술관 측이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 2월 초 보스턴미술관과 조계종, 문화재청은 보스턴미술관이 사리를 조계종에 기증하고 고려시대 공예품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를 일정 기간 한국에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과 호산스님 등은 전날 사리 등을 모시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호산스님은 "100여 년 동안 청정도량을 떠나 이역만리(異域萬里·다른 나라의 아주 먼 곳)에 머물렀던 세존의 사리가 마침내 본래의 주처할 곳으로 귀의하게 됐다"며 "원래 봉안되었던 청정도량 양주 회암사로 돌아가 여법하게 봉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반에 공개된 사리는 다음 달 19일 옛 회암사가 있던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에 봉안될 예정이다.


김은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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