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총판 떼내고 전시장 문닫고…수입차 판매망 재정비

중하위권 수입차 브랜드…판매 부진 누적

美 포드, 총판 권한 韓법인서 딜러사 이관

伊마세라티, 딜러사가 총판 본사에 반납

10위권 아우디, 딜러사 전시장 폐점 잇따라

포드코리아가 지난해 11월 링컨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 뉴 링컨 노틸러스’를 공개했지만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사진 제공=포드코리아포드코리아가 지난해 11월 링컨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 뉴 링컨 노틸러스’를 공개했지만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사진 제공=포드코리아




올 들어 수입차 업계가 격변기를 맞고 있다. 판매 부진이 누적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는가 하면 수입 총판을 맡은 국내 법인과 딜러사 간 ‘갑을 관계’가 역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벤츠·BMW 등 상위권 수입차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다수 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서 판매 급감에 시달리고 있어 판매망 재정비가 연중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포드는 한국 법인인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포드코리아)에 일부 커뮤니케이션 인력만 남기고 수입 총판 권한을 딜러사들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포드의 국내 판매는 포드코리아가 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뒤 딜러사(선인자동차·프리미어모터스)들에 넘기는 구조였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누적되자 미국 본사가 메스를 들이댔다. 포드코리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3450대로 1년 전보다 55.9% 급감했다. 고급 브랜드 링컨도 1658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포드코리아의 매출은 33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2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9억 2592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만 195억 4799만 원이다.



본사는 포드코리아에는 소수 인력만 남기고 영업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딜러사들에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와 프리미어모터스가 포드코리아의 수입 총판 권한을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전국 대리점과 서비스센터도 새로운 운영 체제가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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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포드라는 브랜드가 국내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법인의 역할을 딜러사들이 대신하는 구조”라면서 “비용을 줄여야 하는 미국 본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탤리언 고성능 럭셔리카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스포츠 쿠페 그란투리스모 2세대 모델이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된다. 사진 제공=FMK코리아이탤리언 고성능 럭셔리카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스포츠 쿠페 그란투리스모 2세대 모델이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된다. 사진 제공=FMK코리아


이탈리아의 고급차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포드코리아와 정반대의 경우다. 판매 실적이 부진한 점은 비슷하지만 딜러사가 수입차의 국내 법인에 총판 권한을 반납하는 구조다. 효성그룹 계열의 수입차 딜러사인 FMK코리아는 마세라티의 국내 수입 총판을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 5년 사이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량이 급감하자 총판 권한을 스텔란티스코리아에 이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되 그룹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FMK코리아는 딜러사로만 남는다.

올 들어 수입차 판매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아우디도 딜러사들이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전시장을 잇따라 닫고 있다. 최대 딜러사인 고진모터스가 올해 전남 순천 전시장을 닫은 데 이어 서울·경기 지역의 딜러사인 태안모터스도 서울 용산역 앞 ‘아우디 한강대로 전시장’을 폐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2강인 벤츠와 BMW, 수요층이 견조한 볼보와 도요타, 고급 스포츠카인 포르쉐 정도를 제외한 중하위권 수입차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판매망 정비와 브랜드 철수 등 업계의 구조조정이 연중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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