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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회면 충분한데… 브릿지바이오 3번이나 IDMC 검증한 이유는?

중증 고령 환자 대상 이중맹검, 안전 검증 필요성 ↑

"경쟁 약물과 간접 비교… 조속한 기술 수출 추진"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성남=오승현 기자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성남=오승현 기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가 ‘독립적 자료 모니터링 위원회’에서 또 한 번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임상 2상 지속 권고를 받았다. BBT-877은 신규 표적 단백질인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20일 브릿지바이오에 따르면 이번 IDMC 회의에서는 지난달 14일을 기준으로 집계된 BBT-877 임상 시험 대상자 75명의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검토했다. 그 결과 IDMC는 약물의 안전성이나 효과와 관련된 우려 없이 임상시험을 계획대로 이어나가도록 권고했다. 회사 측은 이번에 임상시험의 전체 목표 환자 수인 120명의 절반 이상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지속을 권고받아 임상 성공에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브릿지바이오가 BBT-877을 대상으로 IDMC를 개최한 것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IDMC는 중증 질환에서 이중맹검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전문가들이 눈가림 해제된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감시한다. BBT-877의 IDMC 위원회는 미국과 유럽의 특발성 폐섬유증 질환 전문가 및 통계학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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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연 1회의 IDMC를 권고하고 있음에도 브릿지바이오가 세 번이나 IDMC를 연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FDA는 임상 시험이 위험하거나 피험자가 취약할 때 IDMC가 필요하다고 본다. BBT-877의 경우 특발성 폐섬유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 그 중에서도 상태가 위중한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를 임상 대상으로 하고 있어 IDMC의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다.

특히 BBT-877의 임상 2상이 이중맹검 연구로 진행된다는 점도 안전성 검증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중맹검 연구를 진행하면 회사 측에서는 어떤 환자가 후보물질 또는 위약을 투여했는지 임상 시험이 끝날 때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임상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IDMC 내 전문가에게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지 판단을 맡겨야 한다.

잦은 IDMC 개최는 브릿지바이오가 추진 중인 기술수출과도 관련이 깊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경쟁 약물을 개발하던 벨기에 기업 ‘갈라파고스’는 IDMC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아 개발을 멈췄다”며 “BBT-877이 계속 ‘임상 지속’ 권고를 받는 것만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경쟁력이 검증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올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10위권 빅파마 5곳과 기술이전을 위한 사업개발 회의를 진행한 뒤 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최근 확보된 경쟁 약물과의 간접 비교 데이터를 토대로 조속한 사업화 성과 창출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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