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금융사들 세계 금융 중심지 美월가 떠난다

JP모건, 월스트리트 마지막 지점 철수

911 테러 후 탈출 시작…골드만삭스 등 일부만 남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72번지.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쳐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72번지.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쳐




세계 금융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월가)에서 미국의 주요 금융회사들이 지점을 폐쇄하는 등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상업은행으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는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45번지에 있던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를 두고 WSJ은 “JP모건의 마지막 철수는 이 오래된 거리와 함께 한 이 회사의 역사에 비춰볼 때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이미 2001년 월가에서 맨해튼 미드타운으로 본사를 옮긴 바 있다. 다만 이번 지점 철수로 월가와의 물리적인 연결고리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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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JP모건의 역사에서 월가가 가진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 존 피어몬트 모건은 20세기 초 자신의 이름을 딴 금융회사 JP모건의 본사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마주한 월가 23번지에 두고 미 금융계를 호령했다. 1980년대 초 인근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할 때도 월가에 주소지를 둘 정도로 월가에 애착을 컸다는 평가가 많다. JP모건 외에도 2000년대까지 베어스턴스,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월가를 배경으로 활동했다. 그러면서 미국 뉴욕과 월가는 20세기 이후 세계 금융산업의 중심지로 불렸다.

주요 금융사들이 월가를 떠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오래전부터 있었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타격한 2001년 9·11 테러가 금융사들의 월가 탈출을 촉발시켰다는 해석이 많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로 주요 금융회사가 사라지고 인수·합병되면서 월가를 떠나는 경우도 상당하다. 특히 최근 들어서 코로나 등을 거쳐 월가 인근 사무공간의 철수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JP모건이 2001년까지 본사로 쓰던 55층 높이의 월가 60번지 건물은 이후 도이치뱅크가 사용하다가 2021년 이후로는 공실로 남아 있다.

현재 월가를 포함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는 대형 금융회사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인수된 메릴린치 정도만 남아 있다. NYSE 등 기관이 아직 있지만 증권거래 전산화로 현재 모습은 과거와 크게 다르다는 설명도 많다. WSJ은 “(JP모건 본사가 있던) 23번지 건물 등 월가의 역사적인 건물들은 빈 점포와 함께 ‘임대’ 간판만이 붙어 있는 빈 껍데기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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