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무색해진 이재명의 ‘통합 정치’…野, ‘친명일색’으로 당직 물갈이

김윤덕 사무총장·진성준 정책위의장 선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강성 친명’ 김우영

총선 전 李 “통합과 단결 필요” 강조했지만

압승 후 친명계로 당직자 전면 개편

‘이재명 당대표 연임’ 수순 해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김윤덕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진성준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각각 임명하는 등 대규모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총선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학살 논란으로 당내 파열음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표는 ‘통합’과 ‘포용’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는 듯 했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또 다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을 당직에 대거 투입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당내 입지가 확고해지면서 ‘당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을 깐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당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경기연구원장 출신의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김우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이 포함됐다. 또 수석사무부총장에 강득구 의원, 조직사무부총장에 황명선 당선인,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 박지혜 당선인,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민병덕 의원이 임명됐다. 홍보위원장은 한웅현 현 홍보위원장, 국민소통위원장은 최민희 당선인, 대외협력위원장은 박해철 당선인, 법률위원장은 박균택·이용우 당선인 등이 각각 맡았다.

김윤덕(왼쪽) 신임 민주당 사무총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연합뉴스김윤덕(왼쪽) 신임 민주당 사무총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직 개편안을 놓고 22대 국회에서 이 대표의 친정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표 연임설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이 대표의 당무 수행을 뒷받침할 인물로만 당직을 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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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된 이 전 원장은 ‘이재명 정책 멘토’로 알려져 있으며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선임된 김 당선인 역시 강성 친명계로 분류된다. 김 당선인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대변인은 “(당직 개편은) 그러한 논란과 관련이 없다”며 “정무 조정 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고 청와대에 근무한 이력도 있어 적임자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가 총선 전부터 통합 의지를 강조해온 것을 고려하면 총선 승리 직후 태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강성지지자들의 비명계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또 “우리 당의 단합과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누구와도 소통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대표는 “정당이란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의 생각이 다름을 전제한다”며 “광범위한 통합과 연대를 통해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민주당 내 ‘이재명 당 대표 연임’ 카드가 급부상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16일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 대표 연임설에 군불을 지폈다.

한편 8월 전당대회에 앞서 다음 달 3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이 대표의 연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박찬대 최고위원은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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