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공관장들이 모이는 재외공관장 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외교부는 22일 ‘지정학적 전환기의 우리 외교 전략’을 주제로 한 5일간의 재외공관장 회의 일정을 시작했다. 대사·총영사 등 재외공관장 181명이 참석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개회식에서 “정세 변화에 맞는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익을 수호하고 국제사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능동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 외교 방향도 제시했다. 미국과는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한미일 협력을 속도감 있게 제도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일본과는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러 관계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기본적 제약 요소가 있지만 최대한 전략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가까운 장래에 개최될 한일중 정상회의가 양국 관계 발전을 추동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칙 있는 외교 기조를 견지하는 가운데 경제·인문 교류 등 갈등 요소가 적은 분야에서부터 착실하게 성과를 축적해 한중 상호 신뢰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다음 달 26~27일 서울에서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하고 중일 측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직원 ‘갑질’ 논란으로 내부 감사를 받는 정재호 주중대사도 참석했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모든 게 밝혀지리라 본다”며 “녹취 파일에는 폭언도, 욕설도, 갑질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주중대사관에 근무 중인 A 씨는 정 대사에게 폭언 등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신고서를 외교부 본부에 제출했다. 외교부는 현재 베이징에 조사팀을 파견해 갑질 관련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