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계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증원의 ‘원점 재검토’와 함께 박민수(사진) 보건복지부 2차관 경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전공의 1360명이 박 차관을 집단 고소한 가운데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이를 재차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이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 박 차관,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를 “이 사태의 원흉”으로 칭하며 세 사람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그는 “TV화면에서 전혀 책임이 없는 듯이 여전히 얄미운 앵무새처럼 설치고 있는 것이 사태 해결의 걸림돌”이라며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 자들부터 하루속히 치워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임 당선인이 줄곧 정부와 대화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내걸어 온 게 박 차관 경질이다. 그는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조건”이라며 “박 차관은 대화하자면서 끊임없이 의사들을 자극했다. 그를 파면해야 한다는 게 대부분 의사의 정서”라고 말했다.
그는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 교수도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하며 의료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이유로 타깃으로 삼고 있다. 전날에는 “김윤이 의원직을 사퇴한다면 정부와의 대화도 생각해 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 당선인은 “김윤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될 가능성이 아주 큰데,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면 우리나라 의료가 빨리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2월부터 이어지는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의 중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 브리핑을 맡아 의료개혁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박 차관에 대한 전공의들의 고소를 주도한 사직 전공의 정근영씨는 박 차관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시 돋친 언어로 의사들에게 끊임없는 모멸감을 줬다.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는 “특정 공무원의 거취와 병원 복귀를 연계하는 것은 타당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유감을 표한 바 있다.
한편 임 당선인은 한 매체에 대해 “암환자에게도 보험금을 안주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재벌 실손보험사 돈으로 먹고 산다”며 “의협 취재를 두 달 동안 금지시켰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