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깜짝 실적을 나타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그동안 원가 수준으로 팔아왔던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한데 따른 결과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2조 4296억 원, 영업이익 2조 886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번 매출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이며 영업이익 역시 2018년 이후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돼 온 다운턴에서 벗어나 완연한 실적 반등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처 별로 보면 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의 판매량이 늘었다.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맞춰 세계 최초 양산을 시작한 5세대 HBM(HBM3E) 공급을 늘리는 한편 고객층을 확대해가기로 했다. 또, 10나노 5세대(1b) 기반 32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제품을 연내 출시해 그동안 강세를 이어온 고용량 서버 D램 시장 주도권도 강화할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실적 개선 추세를 지속하기 위해 제품 최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시설 투자는 연초 계획 대비 다소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이사회에서 청주에 최대 20조원을 투자해 D램 신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인디애나에서는 최첨단 패키징 라인 건설을 앞두고 있다.
김우현 부사장(CFO)은 “HBM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사는 반등세를 본격화하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