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60개 미만의 다국적기업이 플라스틱 오염의 절반 이상 책임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글로벌 생산자의 책임’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약 절반이 56개 다국적 기업이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84개국에서 10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수거한 187만여 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사해 생산업체를 확인했다. 그 결과 생산업체를 확인한 약 91만개의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 절반이 56개 다국적 기업의 제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코카콜라가 11%로 가장 많았으며, 펩시콜라 5%, 네슬레와 다농이 각각 3%를 차지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2%로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생산량이 늘면 같은 비율로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도 증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이는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만으로는 플라스틱 문제를 관리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비영리단체인 ‘더 5 자이어스 연구소’(The 5 GYRES Institute)의 리사 어들은 “생산이 곧 오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인 ‘스톡홀름 회복력 센터’의 연구원 프트리시아 빌라루비아-고메스는 “이번 연구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의 필요성을 매우 잘 보여준 것”이라면서 “누가 무엇을 생산하는지 알아야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했다.
‘더 5 자이어스 연구소’ 플라스틱 오염 전문분석가인 마르쿠스 에릭센은 플라스틱 오염 책임은 개인이 아닌 기업에 있다면서 기업들이 플라스틱으로 된 일회성 용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코카콜라는 2025년까지 100% 포장 재활용과 2030년까지 재활용 포장재 50%를 약속했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네슬레도 지난 5년간 원유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직접 생산하는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을 14.9% 감축했으며 전 세계에서 폐기물 수집과 재활용 계획 개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기업들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대보다 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 이후 플라스틱 생산량은 배로 늘어났으며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