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유명인 사칭 투자 광고 피해자들, 메타 상대 손배소

"확인 의무 게을리하고 광고료 벌어"

피해자 4명 日법인에 2억원 청구해

메타/AFP연합뉴스메타/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광고로 금전적 손해를 본 피해자들이 해당 광고가 게재됐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광고 내용이 사실인지 조사를 게을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문제를 놓고 플랫폼 운영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은 일본에서 처음이라는 게 변호인단의 설명이다.



26일 교도통신와 NHK 등에 따르면 고베시와 도쿄도에 거주하는 남녀 4명이 SNS 플랫폼 운영사인 미 메타(옛 페이스북)의 일본 법인을 상대로 약 2300만 엔(약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고베지방법원에 냈다. 최근 일본에서는 유명인사의 이름과 사진을 사용해 해당 인사로 위장한 뒤 투자를 권유해 돈을 뜯는 범죄가 잇따르며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원고들은 메타와 인스타그램에서 일본의 유명 의류 판매 대기업 ‘ZOZO’의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 일본판 디시인사이드인 커뮤니티 사이트 ‘2ch’ 설립자 니시무라 히로유키 등이 나오는 가짜 투자 광고를 보고 메신저 라인(LINE) 상에서 이들의 비서를 자칭하는 인물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아 지정된 계좌에 돈을 보냈다.



원고들은 메타 측이 허위 광고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위 광고의 SNS 게재로 다수 이용자들이 예기치 못한 손해에 노출될 수 있지만, 메타가 이에 대비해 광고 내용의 진실성을 조사·확인하는 의무를 게을리했고, 광고료 수입만 얻었다는 것이다. NHK는 이번 소송의 변호인단을 인용해 “관련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놓고 운영사의 책임을 묻는 재판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저명인사를 내건 SNS상의 허위 광고 피해 건수는 지난해 총 2271건, 액수는 약 277억 9000만 엔(약 2454억 원)에 이른다. 피해가 불어나면서 정치권에서도 대응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최근 당내 스터디 모임에서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범죄에 악용(?)된 당사자인 마에자와씨가 참석해 정부에 본격적인 (피해 및 실태) 정보 수집과 사업자에 대한 책임 부과 등 입법 조치 검토를 요구했다.

사기 광고 탐지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는 메타의 성명 직후 마에자와 ZOZO 창업자가 자신의 X에 올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본인의 사칭 투자 광고/마에자와 X 캡처사기 광고 탐지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는 메타의 성명 직후 마에자와 ZOZO 창업자가 자신의 X에 올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본인의 사칭 투자 광고/마에자와 X 캡처


논란이 확산하자 메타는 이달 16일 성명을 내고 “사기 광고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탐지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고, 심사팀은 일본어와 일본의 문화적 배경, 뉘앙스를 이해하는 인원을 갖추고 경찰과의 연계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에자와씨는 자신의 SNS인 엑스(옛 트위터)에 메타·인스타그램에 게시돼 있는 자신의 사칭 투자 광고 사진을 올리고 “일본어나 일본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는 메타의 광고 심사팀 여러분, 방금 귀사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니 이런 광고가 나왔습니다. 정말 일본어와 일본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계신가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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