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디지털 영역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틱톡(TikTok) 강제 매각법의 입법을 마무리한 가운데 중국 통신사의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도 금지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강제매각을 소송으로 막지 못하면 서비스 종료를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날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법 2장(Title 2)의 적용을 받는 서비스로 재분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FCC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 내 광대역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외국 정부 소유 기업에 대한 허가를 취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특히 중국 통신사의 인터넷 서비스 금지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FCC는 통신법 214조에 따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등 4개의 중국 정부 소유 통신사의 미국 내 운영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들 4개 기업은 미국 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지난 24일 중국계 숏폼 플랫폼인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최장 1년 내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되며 틱톡 측은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강제 매각법의 위헌성을 따지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일단 법적 대응에 주력하고 패소할 경우 보유한 알고리즘 데이터를 미국 기업에 넘길 바에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종료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장이 지난해 틱톡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5% 였다. 미국 내 틱톡 DAU도 바이트댄스 전체 서비스 DAU의 5%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가 폐쇄돼도 바이트댄스의 전반적 사업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틱톡 철수 시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것은 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이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은 광고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스냅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오른 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평균 11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분기 매출도 시장 전망 12억2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12억3000만∼12억6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주가도 크게 뛰었다. 올해 들어 33%나 하락한 스냅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2.89% 상승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2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