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 ‘터미네이터’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 거장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인공지능(AI)이 언젠가 자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감독은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만약 당신이 자아와 자의식이 있는 범용인공지능(AGI) 있다면 예술가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우리는 자의식이 생겼을 때부터 예술 활동을 했는데 왜 AGI는 (자의식이 생겨나는 시점에서) 대본을 쓰고 영화를 제작하거나 연출할 수 없겠는가”라고 반문했다. AGI는 인간 수준의 능력을 가진 AI를 말한다.
이번 인터뷰는 할리우드에서 AI 활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할리우드 작가 노동조합은 AI가 작가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못하도록 보장해달라며 파업을 벌이는 등 반발해왔다. 반면 영화 제작자 측은 AI를 적극 활용해 작품 제작 비용을 아끼겠다는 입장이다.
캐머런 감독은 AI가 영화 제작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반복 작업을 AI가 대신 수행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장면을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다. 다만 AI가 배우는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에서 펼친 것과 같은 연기를 AI가 대체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캐머런 감독은 “기계가 그럴 듯한 연기를 보여줄 수는 있어도 인간 배우의 연기에서 나오는 기발한 창조의 순간까지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가 전체적인 이미지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감정을 전달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