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R&D 예타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아닌 데도 일괄적으로 예타를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의식이 계속돼왔다”며 ”현재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부처 간 폐지 필요성에 공감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부 측도 “예타 폐지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폐지할 경우 대안을 포함해 종합적인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R&D 예타 개선 방안이 다음 달 초에 있을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D 예타는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면서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국가 사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정부 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의도에서 2008년 도입했다. 현재 SOC 예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맡고 있지만 R&D 예타는 과기부 산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담당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R&D에도 일괄적으로 예타 요건이 적용되면서 기술전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조사에만 7개월 안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적시에 필요한 만큼 신속히 지원 △신뢰에 기반한 투명한 연구 환경 등의 R&D지원 개선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R&D 예타 제도를 폐지하려고 해도 이는 법 개정 사항이기에 논의 과정을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