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테슬라, 中 완전자율주행 청신호…실적 부진 반등 이끄나

베이징 간 머스크, 리창 만난날

데이터 안전검사서 ‘적합’ 판정

AI개발에 100억弗 투자도 발표

수요 둔화 등 부진 타개 기대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중국을 깜짝 방문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 같은 날 테슬라의 주요 모델이 외자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당국의 데이터 안전 검사를 통과해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현지 출시에 청신호가 켜졌다.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이날 “스마트 자동차(커넥티드카)를 대상으로 한 중국 당국의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테슬라가 외자기업으로는 최초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국가컴퓨터네트워크응급기술처리협조센터 등이 이날 발표한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에서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인 모델3와 모델Y가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

이번 중국 당국의 검사 통과 판정을 받은 업체는 테슬라를 비롯해 BYD(비야디)와 리오토(리샹), 로터스, 호존(Hozon·合衆), 니오 등 6개사 76개 차종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중국에서 FSD 소프트웨어 도입이 가능하게 됐다. 테슬라는 이미 4년 전인 2020년 FSD 소프트웨어를 출시했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데이터 규제 때문에 이를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FSD는 테슬라가 2020년 처음으로 선보인 시스템 자율주행 기술이다.



테슬라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와 협력하는 방안을 제시해 규제 관문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두는 중국 도로의 데이터 수집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기로 테슬라와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테슬라는 바이두와 제휴한 지도 및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해 FSD 기능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중국 방문은 자율주행 서비스의 장애물을 일거에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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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적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테슬라는 자율주행 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앞서 테슬라는 북미 지역에서 판매 차량에 월 구독료 99달러인 FSD를 한 달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려는 목적에서다.

테슬라가 대대적으로 인공지능(AI) 투자에 나서는 것도 자율주행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율주행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AI 개발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는 올해 학습과 추론을 결합한 AI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며 “추론 AI는 주로 자동차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전기차 판매 둔화와 중국산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었던 테슬라가 자율주행 사업을 토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은 21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7%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11억 71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56.0%나 빠졌다. 특히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46억 달러로 2022년 4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블룸버그는 “자율주행 지원은 샤오펑·샤오미 등이 제공하면서 중국에서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며 “중국의 테슬라 FSD 승인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테슬라의 이 같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테슬라의 FSD 하위 버전으로 불리는 ‘오토파일럿’이 미국에서 적지 않은 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안전 규제 기관은 지난해 12월 이후 발생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의 20건 충돌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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