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쟁점 현안까지 다룬 尹·李 회담, 꾸준한 대화로 협치 공간 넓혀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양자 회담을 통해 어렵사리 협치의 첫발을 뗐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달라”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 및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가족분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며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까지 에둘러 거론하고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검토해달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 개혁과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해 “시급한 과제”라고 한목소리를 냈고, 회담 뒤 이 대표는 “소통의 첫 장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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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이후 720일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제1 야당 대표와의 이번 회담은 이 대표가 민감한 쟁점 현안들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윤 대통령이 경청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은 이날 합의문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종종 만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이 꾸준하게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입장 차를 좁혀야 정치 복원이 가능하고 협치 공간도 넓힐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더 경청하는 자세로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지속 가능한 ‘협치의 틀’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 대표도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이나 김 여사 특검법 등 여야 대립을 증폭시키는 현안들에 집착해 협치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공통분모를 찾아 협치의 성공 사례를 속히 도출할 필요가 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간 회담에서 의약분업과 ‘의료 대란’을 한꺼번에 풀었듯이 의료 개혁과 ‘의료 공백’ 문제의 동시 해결을 시도할 만하다. 국운이 걸린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도 여야 이견을 최대한 좁혀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주요국들은 자국 기업을 키우려고 전폭적 금융·세제·입법 지원에 나서는 방향으로 산업 정책을 급선회하고 있다. 여야도 50대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 법안 등 경제 살리기 입법부터 적극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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