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올해 HBM 완판, 내년 물량도 대부분 '솔드아웃'"

곽 CEO 기자간담회에서

HBM 기술·판매량에 자신감

HBM3E 12단은 3분기 양산 시작

"누적 매출 100억달러 중반대"

M15X는 2026년 3Q부터 본격 양산 시작

기업용 SSD·CXL·PIM으로 AI 시대 대응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진제공=SK하이닉스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진제공=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 생산할 고대역폭메모리(HBM)까지 대부분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HBM 외에도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끄는 메모리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2일 곽 CEO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설명했다. 곽 CEO는 "현재 회사의 HBM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는 이미 완판(솔드아웃)이고, 내년 물량도 대부분 완판됐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최고 성능의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은 5월에 시제품을 제공해 3분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HBM이 ‘선생산 후판매’ 방식이 아닌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 공급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적은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HBM 누적 매출에 대해서는 "정확히 짚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매출이 130억~170억 달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BM은 현재 AI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메모리 반도체다. 여러 개의 D램을 쌓고 데이터 연결 통로를 늘린 AI용 특수 메모리인데,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가 전자 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일찌감치 개발에 뛰어들었던 SK하이닉스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SK하이닉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엔비디아 등 선두권 AI 반도체 회사들이 SK하이닉스 제품을 선택하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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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회사의 독자 HBM 기술인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곽 CEO와 함께 기자 간담회에 나선 최우진 패키징&테스트(P&T) 담당은 "최근 회사의 HBM 제조 기술인 MR-MUF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MR-MUF는 순간적인 열과 칩이 휘는 현상을 제어하면서 품질과 수율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담당은 "6세대 HBM(HBM4)에서도 MR-MUF를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예정이고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역시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적기 대응을 위해 최근 M15X, 미국 인디애나 공장 등 반도체 신규 공장 건립에 나서기도 했다. M15X는 HBM 후공정 라인을 설치하고 있는 바로 옆 공장 M15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내년 11월 준공한 뒤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디애나 패키징 기지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라며 “인디애나는 미 중서부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인 실리콘 하트랜드의 주요 거점”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외 AI용 메모리 솔루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곽 사장은 특히 낸드 분야에서 "기업용 SSD에서 업계 최고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AI 서버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력효율이 좋고 용량이 높은 SSD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기업용 SSD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을 적극 활용해 관련 매출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고용량 기업용 SSD는 자회사 솔리다임의 QLC(쿼드러플레벨셀) 60TB 제품이 준비돼 있고, SK하이닉스에서도 QLC 기반 60TB, 내년에는 300TB 제품까지 준비하면서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SK하이닉스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AI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은 2023년 전체 메모리 시장의 약 5%를 차지했던 AI 메모리 비중이 2028년엔 61%에 달할 것"이라며 "글로벌 탑 티어 고객,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파트너 회사들과 원팀으로 협업해 최고의 제품을 적시 개발하고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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