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원인 폭언하면 전화 끊는다…위법 민원시 원칙적 법적 대응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 발표

원칙적 법적 대응하고 기관마다 전담 대응팀 운영

폭언시 통화 종료…통화·방문 1회 권장시간 설정

피해 공무원에 공무상 병가…담당자에 승진 가점

지난달 29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악성 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 노동자 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9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악성 민원 희생자 추모 공무원 노동자 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언·폭행을 일삼는 위법 민원인에 대한 법적 대응을 원칙화하고 각 기관에 악성민원 전담 대응팀 운영이 권장된다. 폭언·폭행시 통화나 대면 업무를 즉시 종료하고 통화·방문 1회 권장시간이 설정된다. 악성민원 피해 공무원은 6일 이내 공무상 병가를 쓸 수 있고 민원 담당자에게 승진 가점과 민원수당이 추가로 지급된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2일 이러한 내용의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마련해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올해 3월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도로 보수 공사 후 온라인 상의 괴롭힘과 다량의 민원 전화로 사망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악성민원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행안부가 최근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3.2%가 ‘민원인의 폭언, 폭행 등으로부터 민원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책에는 ① 악성민원 사전 예방 및 조기 차단 ② 악성민원 대응 및 피해공무원 보호 ③ 민원처리 개선 및 서비스 품질 제고 ④ 민원공무원 사기진작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상민(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를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행안부이상민(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를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행안부



정부는 악성민원을 폭언·폭행 등 민원인의 위법행위와 공무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전화·인터넷·방문 등 민원신청 수단별 악성민원 차단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욕설·협박·성희롱 등 민원인 폭언시 전화를 끊을 수 있고 기관별로 통화 1회 권장시간을 설정해 권장시간을 초과할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다. 온라인 민원창구에 단시간에 대량의 민원을 신청해 업무처리에 의도적으로 큰 지장을 준 경우 시스템 이용에 일시적 제한을 두고, 방문의 경우에도 사전예약제 등을 통해 1회 권장시간을 설정한다. 부당하거나 과다한 정보공개 청구는 심의회를 거쳐 종결처리할 수 있도록 법령에 근거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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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통화를 시작할 때부터 내용 전체를 녹음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현재 행정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공무원개인정보(성명 등)은 기관별로 공개 수준을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권고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각 기관마다 악성민원 전담 대응팀을 두도록 권장하고 현장조사 등을 담당하는 범정부 대응팀을 운영한다. 법령에 민원인 위법행위에 대해 기관 차원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명시하고 일선 기관에서 법적 대응 시 활용할 수 있는 상세 지침을 마련한다. 각 기관이 매년 보호조치에 대한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행정안전부가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등을 통해 평가한다.

악성민원 피해 공무원의 회복과 치유를 지원한다. ‘악성민원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를 6일 이내의 공무상 병가 사유에 명시하고 피해공무원을 일시적으로 업무에서 제외하고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지침에 명시한다. 피해공무원과 범정부 전담 대응팀 간 연락체계(핫라인)를 신설한다.

민원처리 업무 여건을 개선하고 민원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해 악성민원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 법령·규정·판례·통계 정보 등을 정리하는 등 행정업무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AI)를 도입해 민원공무원이 수월하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돕는다. 경험이 많은 공무원의 전문성을 민원부서에서 활용하도록 하고 신규공무원에 대한 민원 대응 교육을 확대하는 등 민원부서의 전체적인 역량을 강화한다. 시기별로 민원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관련 지침에 명시한다.

민원공무원이 승진 관련한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민원업무를 직무특성 관련 가점항목으로 명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난이도·처리량 등 담당한 민원업무 특성에 따라 민원수당 가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민원공무원이 악성민원 대응 과정에서 징계요구된 경우 민원인의 위법행위 여부 등 경위를 참작하고, 악성민원으로 피해를 입은 공무원은 필수 보직기간 내에도 전보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악성민원으로부터 민원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며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이 안정적으로 민원서비스를 제공받고 우리 사회에 민원공무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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