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평균 키가 지난 10년 전보다 약 2㎝ 이상 커졌지만, 일상 속 시간 균형을 담은 ‘아동행복지수’는 45.3점(100점 만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2일 내놓은 ‘사이즈코리아 성과 발표회’ 내용을 보면 지난 6차 조사(2011~2013년) 때와 비교해 초등학교 연령(7~11세)의 평균 키는 지난해 기준 남자 4.3㎝, 여자 2.8㎝ 커졌다. 중학교 연령(12~14세)의 평균 키는 남자 7.4㎝, 여자 3.3㎝, 고등학교 연령(15~17세)은 남자 2.2㎝, 여자 1.9㎝ 커졌다. 성장 고점기는 6차 조사에 비해 남자는 16~17세에서 14~15세로, 여자는 15~16세에서 13~14세로 변화했다. 10년 전보다 성장 속도가 약 2년 정도 빨라진 것이다.
6차 조사보다 평균 몸무게는 남녀 모두 증가했다. 초등학교 연령의 평균 몸무게는 남자 3.0㎏, 여자 1.1㎏, 중학교 연령은 남자 5.1㎏, 여자 1.3㎏, 고등학교 연령은 남자 4.4㎏, 여자 2.8㎏ 증가했다. 비만도를 의미하는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6차 조사 대비 남자의 경우 20.7에서 21.4로, 여자는 19.8에서 20.0으로 증가했다. 하반신의 길이 비율을 나타내는 허리높이 비율(허리높이/키)은 감소했다.
국표원은 지난해 4~12월 한국의 만 7~19세 아동·청소년 1118명(남자 571명·여자 547명)을 대상으로 인체치수를 조사했다.
한편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이날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일상 속 시간 균형을 분석한 ‘2024 아동행복지수’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아동행복지수는 총점 100점 만점에 45.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들의 일상 생활의 균형을 위협하는 ‘과소수면(18.8%)’과 ‘과다공부(65.1%)’ 비율은 조사를 시작한 2021년에 비해 각각 10%포인트, 11%포인트 증가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해져 고학년일수록 불균형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한 아동들의 13.1%는 평소 불면을 겪고 있었고 ‘초등학교 저학년(9.3%)’, ‘초등학교 고학년(11.0%)’, ‘중학생(15.3%)’, ‘고등학생(18.7%)’ 순으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비율이 높아졌다. 행복지수가 낮은 아동은 잠을 더 못 자고, 공부 압박과 사교육 부담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록우산은 “아동의 행복한 일상을 위해서는 학교와 지자체의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아동들이 친구·가족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생활시설이 곳곳에 있는 ‘아동일상행복도시’를 위한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동행복지수’는 수면·공부·미디어·운동 등 4개 생활영역으로 나눠 권장시간을 충족하는 영역 수를 분석한 지수다. 아동이 4개 생활영역에 대해 권장시간을 충족할 경우 100점, 전혀 충족하지 못할 경우 0점을 부여한다. 지난해 12월 4일~29일 전국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아동·청소년 1만 14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조사대상에 초등학교 1학년~4학년을 추가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