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0명 중 4명가량이 학교가 끝난 후 또래와 놀지 않는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방과 후에도 학원, 학습지, 온라인 학습 등으로 바쁜 탓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위원회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2450명, 초등교사 761명을 대상으로 '2024년 어린이의 삶과 또래놀이 실태조사'를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30일 실시됐다.
어린이들에게 하교 후 또래와 노는 장소를 물었더니 '놀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이 38.3%로 파악됐다.
학교 수업 후 친구와 놀지 않는 이유로는 '학원·학습지·온라인 학습을 해야 해서'가 81.9%에 달했다. 또 ‘학교 방과 후 수업을 가야 해서(33.1%)’,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9.5%)’ 등도 있었다.
아이들이 주로 노는 장소로는 도시 지역은 '동네 놀이터'(40.9%), 농어촌 지역은 '학교 운동장'(43.1%)이 꼽혔다.
방과 후 또래와 노는 빈도를 조사해 보니 '일주일에 1∼2일 정도'가 32.1%로 가장 많았다. '거의 없다'도 27.9%에 달했다. 매일이라고 답한 어린이는 7.7%에 그쳤다.
10명 중 6명의 어린이가 거의 놀지 않거나 1∼2일만 놀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 놀고 싶은 어린이는 12.0%였다. 놀고 싶은 장소로는 키즈 카페 등 상업 시설이 42.0%로 1위였다.
아울러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교실이 9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복도(33.4%), 운동장·놀이터(23.8%) 순으로 나타났다.
쉬는 시간이 30분인 학교가 5∼10분인 학교보다 교사와 학생의 만족도가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쉬는 시간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쉬는 시간 30분인 학교의 학생과 교사는 각각 85.5%, 81.3%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쉬는 시간 5∼10분인 학교의 응답률은 학생 63.7%, 교사 44.0%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는 피구, 축구, 술래잡기 등 활동성이 큰 놀이가 주로 꼽혔다.
어린이들은 놀이 후 대부분(94%) '즐겁고 재밌다'며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친구와 마음이 잘 맞지 않아 힘들다(4.2%)’, ‘혼자 있고 싶은데 귀찮다(3.6%)’ 등 부정적 감정도 느낀다고도 답했다.
방과 후 좋아하는 또래 놀이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이야기하며 놀기(71.5%)’였다.
전교조는 "대한민국 어린이는 놀 시간도 놀 장소도 부족하다"며 "어린이의 삶에서 '또래 놀이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놀이정책'을 '디지털교육 정책'에 앞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