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김값이 금값인데…신안군, 양식장 부족에 한숨만

맛 월등한 '지주식 김' 생산 고수에

전국서 가장 넓은 바다 면적 불구

김양식 면허 8.3%…서남권 꼴찌

물량 확보 어려워 수출 등 불이익

"신규개발 면적 11만㏊ 확보 절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이 전남 수산물 중 최고의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신안은 정작 가장 넓은 바다·적지 면적을 보유하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바다·적지 면적에 비해 형평성에 맞지 않은 김 양식장 개발 면적은 물론 밀물과 썰물의 차이 때문에 하루 4시간 이상 햇볕에 노출돼 맛과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통식 방식인 ‘지주식 김양식’을 고수하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 김 생산량은 41만 9475t으로 전국 김 생산량의 78.6%를 차지하는 등 국내 수산물 수출 증가를 주도하는 효자 품목이다. 전남 김 수출액은 지난 2018년 1억 1000만 달러에서 2020년 1억 7000만 달러, 지난해 2억 5000만 달러로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수출 상대국도 2010년 64개국에서 지난해 124개국으로 약 2배로 증가했다. 이처럼 전남의 수산물 수출 효자로 자리잡은 김은 신안·완도·고흥·진도·해남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지만, ‘명품 김’ 생산을 고집하며 지주식 방식을 고집한 신안은 상대적으로 생산량과 수출 등 불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김양식을 하는 방식에는 부유식과 지주식 두 방식이 있다. 부유식은 현대화되고 일반화된 양식법이다. 바다에 구조물을 띄우고, 거기에 김발을 매어 다는 방식이다. 김이 하루 24시간 바닷물에 잠겨 있어 더 빨리 자란다. 생산량도 많고 식감이 부드럽다는 것이 장점이다. 재래식으로 통하는 지주식은 밀물과 썰물의 차가 큰 얕은 바다에서 기둥을 세워 양식한다. 하루 두 차례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서 김이 자라는 것이 더디다. 자연스럽게 생산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썰물 때 햇볕을 쬐면서 김발에 붙는 이물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천천히 오래 자란 덕에 맛과 영양이 더 좋아 비교적 비싼 값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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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의 김양식 현황을 보면 부유식 양식면적은 40%인 3997㏊고, 나머지 60%가 지주식 김양식이다. 이에 반해 인근 기초단체는 부유식 비중이 높다. 고흥 100%, 진도 99.6%, 완도 91%, 해남 82%를 부류식이 점유하고 있다. 신안을 제외한 지자체들은 부류식 시설에서 많은 물량의 물김을 확보한 반면 신안군은 '맛과 품질'이 뛰어난 전통 방식인 지주식 김양식을 고집하면서 생산량과 소득면에서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신안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해조류양식(김) 개발비율면에서도 인근 전남 서남권 지자체에서 최하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완도 개발비율이 77%, 고흥 86%, 진도 98%, 해남 100%인 반면 신안군은 8.3%에 불과하다.

이에 신안군은 인근 다른 지자체 평균 해조류양식 개발면적의 91% 수준인 11만㏊ 신규 개발을 최근 해수부에 건의해 놓은 상황이다. 해양수산부가 신안군의 해조류양식 수면 확대 요구를 반영한다면 신안군은 신규 유입 어가의 장벽 완화로 귀어인유치 정책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명품 김 생산을 추구하는 신안의 고집이 오히려 다른 지역과 달리 수출 등 지역경제에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바다면적에 비해 현저히 낮은 김양식 허가 규모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해조류양식 수면을 확보해 개인이 아닌 어업법인에 허가권을 줘 기존 어업인 중심의 면허제도 등 어촌사회의 폐쇄적인 진입장벽를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수부는 김 수출 증가로 국내 김 가격이 뛰면서 해양수산부는 올해 7월부터 2700㏊ 규모의 양식장을 신규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축구장(0.714㏊) 넓이의 3800배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김 생산량을 3% 정도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안=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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