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가 증가했다. 다만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와 코인마켓 거래소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총 37개 신고 사업자 중 영업을 종료하거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8개 기업을 제외한 29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3조 6000억 원으로 반년 만에 53% 증가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649조 원으로 같은 기간 24% 늘었다. FIU는 “미국 BTC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와 국내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가격·거래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고객확인의무(KYC)를 완료한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 세계 BTC 거래에서 원화 거래 비중이 달러를 최초로 앞지르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 신규 상장 건수는 상반기와 동일한 169건이다. 특히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의 신규 상장이 70%로 크게 늘었다. 반면 코인마켓 거래소의 신규 상장은 82% 하락했다.
원화·코인마켓 거래소의 격차는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의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18% 증가한 2693억 원이다. 같은 기간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의 영업손실은 275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VASP는 총 15개로 나타났다. 그중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캐셔레스트와 코인빗, 후오비코리아, 프로비트, 오케이비트 등이 영업난에 못 이겨 문을 닫았다. 지난 10일에는 한빗코가 영업 종료를 선언하며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영업 중인 코인마켓 거래소는 포블과 지닥 등 5곳 미만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