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최경주(54)가 SK텔레콤 오픈 첫날 이븐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와 1타 차다.
이 대회 최다 우승자(3회)인 최경주는 올해도 3라운드에 진출하면 최다 컷 통과 기록을 스물 한 번으로 늘리게 된다. 2라운드에도 경쟁력을 보여주면 우승에 대한 기대까지 키울 수 있다.
16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최경주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적었다. 초속 10m의 강풍이 아침부터 코스를 뒤덮은 가운데 오후 조로 나간 최경주가 후반 홀을 돌 때는 상대적으로 강풍 영향을 덜 받기는 했다. 국가상비군 출신으로 2019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한 김진성이 1언더파 단독 선두다.
다음은 최경주와 일문일답.
-1라운드 경기 소감은?
“시작은 잘 했다. 파4 홀에서 3개 보기를 한 것이 아쉽다. 디펜딩 챔피언 백석현 선수, 지난주 대회 우승자 김찬우 선수와 함께 경기했는데 유연성이 좋은 선수들이었다. 이들과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하려고 했다. 최근에 퍼트도 안정돼 그린 위에만 공을 잘 올리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계획을 세우고 플레이했다. 오늘 오후 바람을 보니 ‘1~2오버파 정도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븐파로 경기를 마칠 수 있게 돼 기쁘다.”
-오늘 바람 세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국에서도 이런 바람 속에 경기를 많이 해봤을 텐데.
“사실 이런 바람은 가끔 접하는 바람이다. ‘서프라이즈’한 느낌은 아니었다. 지난해 웨일스에서 열린 브리티시 오픈 시니어 최종일 때는 이 바람보다 더 강했다. 비까지 와서 엄청났었다. 드라이버 샷을 해도 180야드 정도밖에 안 갔다. 물론 대회 코스가 다르지만 이번 대회는 핀도 그린 코너에 많이 꽂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코스 세팅을 이렇게 어렵게 해놓으니까 확실히 집중해서 경기할 수 있다. 매 샷에 온 신경을 쏟았다. 굉장히 즐거운 하루였다.”
-바람을 태워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인적으로 바람을 태우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골프는 스핀을 어떻게 주느냐가 중요한데 어떤 바람이든 휘지 않고 똑바로 공이 갈 수 있게 하는 구질이 있다. 이 구질은 많은 훈련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올 시즌 목표는? 국내 투어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획이 있다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시즌 상금 랭킹 톱 10 안에 든 적이 없다. 한 시즌에 우승을 두 번 했어도 다 10위 밖이었다.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한 지 몇 년 됐는데 만만치 않다. 굉장히 실력이 좋고 기존에 나와 PGA 투어에서 경쟁하던 세대의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이 무대로 왔고 그 선수들의 기량도 그대로다. 우승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올 시즌은 PGA 챔피언스 투어 상금 랭킹 톱 10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투어에 대해서는?
“그동안 핀 포지션과 대회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코스 공략법 등이 예전에 비해 향상됐다. 우리가 좀 더 느긋한 마음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대회 흥행과 관련해서는 좋은 선수들이 곧 꾸준하게 나오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대회가 많이 존재하니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경쟁하면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연습만 많이 한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대회 환경에서 경기를 하면서 자기의 샷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많은 대회를 통해 매주 경쟁하는 구도가 쌓이고 쌓이면 분명히 좋은 선수들이 탄생할 것이고 대회 운영과 협회, 그리고 투어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