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급 ‘무패’ 챔피언들 간의 대결에서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우식(37)이 승리를 거뒀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식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영국의 타이슨 퓨리(36)를 꺾고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경기 승리로 우식은 22전 22승(14KO)의 기록을 갖게 됐다.
우식은 이 경기 전 WBA와 IBF, IBO, WBO 챔피언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고 퓨리는 WBC 챔피언이었다. 특히 퓨리는 신장 2미터가 넘는 장신으로, 이번 시합 전까지 디온테이 와일더, 앤서니 조슈아 등 같은 체급의 강자들을 상대하면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강자다.
복싱 헤비급 통합 챔피언은 지난 1999년 에반더 홀리필드를 꺾고 챔피언이 된 레녹스 루이스가 마지막이었다.
퓨리는 긴 팔을 활용해 우식을 견제했으나 우식은 강력한 양손 훅을 앞세워 퓨리의 스탠딩 다운을 이끌어 냈다.
우식은 이날 승리가 확정된 뒤 링 위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기관 휘장이 포함된 국기를 흔들었고 이번 승리에 대해 “자신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과 후원자들, 조국인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병사들, 우크라이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우식의 경기 모습과 함께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회복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치하하면서 “우크라이나가 결국 모든 적을 극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의 전설적인 헤비급 복싱 챔피언 출신인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우식의 승리는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적도 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환호했다.
일리아 예브라시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도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이 승리”라면서 “의심의 여지 없이 우식의 승기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기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하기도 했던 우식은 그동안 경기 때마다 전쟁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 환기를 위해 애써왔다.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을 통해 74만 달러를 마련해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