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흩어진 계열사 오피스를 본사로 통합하는 한편 업무 보고 방식을 서류 결재로 바꾸는 등 변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처럼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실적 개선을 위해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1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종로 오피스를 철수하고 상주 중인 인력을 모두 판교 본사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뮤직·스토리 등 업무에 따라 분리된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부서 간 협력을 강화하고 집중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오피스 통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종로 오피스 철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7년 만에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카카오픽코마의 프랑스 현지 법인 철수 등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뮤직·스토리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실적을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게획이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서울 오피스 중심지의 2개 층을 통째로 임대하고 있어 매달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며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이를 필요한 곳에 투자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관련해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도 계열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현재 판교에 오피스를 두고 있는 네이버웹툰, 스노우, 네이버제트 등은 분당 정자동에 위치한 그린팩토리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2022년 12월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간 그린팩토리는 올 하반기에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곳곳에 흩어져있던 계열사들이 한 곳으로 모이면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배경으로 협업 활성화를 통한 위기 대응 능력 강화를 꼽는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촉발된 산업 지형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간 협력 확대와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핵심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등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 간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 내 협력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최근 업무 보고 방식도 기존 카카오톡에서 서류 결재로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비핵심 사업 매각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CT 업계에서도 근무 환경과 기업 복지 등 여러 방면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