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이 세계 1위 바이오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랩센트럴(Lab Central)이 있었습니다. 창동상계 바이오-ICT 산업 클러스터(집적단지)에도 바이오 창업기업을 위한 공유 실험실을 조성하겠습니다.”
오승록(사진) 노원구청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와 협의해 창동상계 바이오 클러스터에 보스턴 랩센트럴과 같은 대규모 바이오 창업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랩센트럴은 100여 개 스타트업이 입주한 바이오 창업 실험 공간이다.
서울시와 노원구는 상계동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있는 25만㎡ 부지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창동 차량기지는 2026년 2월 경기 남양주 진접으로 이전되고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은 현재 의정부시와 이전 부지를 협의 중이다.
민선 7기부터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 오 구청장은 지난해 직접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둘러봤다. 재미한인바이오산업협회(KABIC) 회장이자 K2B 테라퓨틱스 대표인 김종성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 교수를 초청해 특강도 열었다. 오 구청장은 “메사추세츠주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가 후발주자인데도 10년 만에 1위 클러스터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0년간 바이오 기업에 1조 원을 투자한 주정부 역할이 컸다"며 “보스턴처럼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실험실에 들어와 연구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오 구청장은 창동상계 바이오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입주 기업에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 기업마다 바이오 클러스터에 관심은 높은데 어떤 입주 조건을 내거는지가 관건”이라며 “마곡지구가 조성원가에 토지를 매각해 LG·롯데 등 대기업을 유치했던 것처럼 싼 값에 부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원이 서울인데다 4호선·7호선·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지나는 교통 중심지이고 교육 특구여서 국내 다른 바이오 클러스터보다 정주 여건이 뛰어나다"며 "큰 앵커기업이 유치되면 마곡지구처럼 다른 기업들도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구청장은 서울 동북부 최대 개발 사업인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이 2028년 완료되면 노원이 베드타운에서 경제 중심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4조 5000억 원을 들여 15만㎡ 부지를 업무·상업·주거시설이 어우러진 경제거점으로 복합개발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에서 광운대 역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자리 창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기부채납액 3600억 원으로 도서관, 수영장 등 문화시설을 짓고 초역세권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곳은 천지개벽하게 된다"며 "광운대역에 GTX-C 노선이 개통되면 광운대 역세권은 서울 동북권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민 45%가 정책 1순위로 꼽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오 구청장은 “노원은 30년 이상 경과된 아파트가 서울에서 가장 많다"며 “주차·녹물·층간소음 등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주민 유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강북 규제 완화로 노원의 44개 재건축 추진 단지 중 22개가 역세권 준주거지역 종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받을 것”이라며 “기부채납을 덜 받더라도 주민들이 재건축 사업을 원하면 빨리 진행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