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로비로 입장하자 머리 위로 물결치는 파도가 두 눈을 사로잡았다. 제주의 바다를 모티브로 만든 천장 인테리어였다. 화려하지만 그렇다고 사치스럽지는 않은, 고급스러움. ‘해비치 리조트 제주’ 건물은 물론 리조트 전반에서 느낄 수 있었다.
10개월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공식 재개장을 2주 앞둔 16일 방문한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화이불치(華而不侈)’라는 사자성어를 떠오르게 했다. 평화로운 제주의 분위기를 무채색 톤으로 담아낸 로비의 모습이 리조트를 둘러싼 표선의 자연경관과 어울리면서 편안한 느낌을 준 것이다.
로비와 부대시설뿐 아니라 객실 내부도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됐다. 해비치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제주 리조트의 모든 객실을 주방 공간을 최소화하는 대신 거실과 침실 공간을 확대해 호텔 스위트급으로 조성했다. 리조트의 쓰임새가 대가족이 방문하는 ‘숙식’에서 인구구성 변화로 소수가 찾는 ‘휴식’으로 바뀌면서 공간 구성 역시 변화한 것이다. 해비치 관계자는 “리조트에 대한 달라진 기대감을 반영해 온전히 시설 안에서 푹 쉬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의 특색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리뉴얼이 목표로 한 스테이케이션의 특징은 웰니스 프로그램에도 묻어났다. 해비치 제주는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상쾌한 아침을 여는 ‘선라이즈 런’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바이크 라이딩’ 등을 프로그램으로 론칭했다. 표선의 숲길과 오름을 걷는 ‘포르세트 트레킹’과 전문 요가 강사의 지도 아래에 일몰을 즐기는 ‘선셋 요가’ 등도 있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라 사전예약만 하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조트 안에서의 편안한 휴식은 맛있는 음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10가지 타입의 215개 스위트 객실 아래에는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F&B 시설도 새로 꾸며졌다.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들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 및 정통 관서식 스키야키를 제공하는 ‘메르&테르’ 레스토랑이 이번 리뉴얼의 대표작으로 신규 오픈했다. 여기에 더해 기존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으로 바뀌었고 그릴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는 육류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 반상 메뉴를 추가했다. 호텔급으로 리뉴얼을 하면서 동서양의 모든 프리미엄 메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신한 것이다.
제주 리조트의 수준을 끌어올린 이번 리뉴얼에 해비치는 총 720억 원을 투자했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전면 개·보수에 돌입한 만큼 프리미엄 리조트로 탈바꿈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다. 김민수 해비치 대표이사는 “향후 10년 안에 리뉴얼 투자금을 전부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제주의 기존 인기 지역인 서쪽이나 중문을 넘어 해비치가 있는 동부 표선이 더 높은 프리미엄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