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상상했던 인공지능(AI)을 현실에서 체감하게 해 준 것은 2016년 구글의 알파고가 처음이었다.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지만 인공지능의 역할은 일부 영역에서 인간을 도와주는 역할로만 생각했다. 인공지능이란 것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확산된 계기는 2022년 11월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글로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인간의 글로 대답을 생성해 주는 최초의 인공지능이 출현한 것이니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모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놀라운 그 챗GPT 출시 이후 불과 1년 6개월 만에 또 다른 혁신을 보게 됐다. 생성형 인공지능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 AI가 이달 13일 새로운 모델 GPT-4o를 공개한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성능은 사용자의 글만이 아니라 음성으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기능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거의 인간과 거의 같은 응답속도를 가지고 있고 사용자의 감정 상태까지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먼 미래에서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의 모습이 너무 가까워진 셈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전세계를 긴박감으로 몰아 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 산업을 주도하려고 하는 소위 빅테크 기업 간의 경쟁에서 확인된다. 선점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오픈 AI가 GPT-4o를 공개한 바로 다음날인 5월 14일 구글은 검색과 포토, 안드로이드 등 사실상 구글의 모든 제품에 자체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빅테크 기업의 투자 규모는 예상보다 더 커지고 있다. 구글은 1분기 설비투자에 120억 달러를 투입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수준이라고 한다. 구글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올해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140억 달러를 투입했다. 메타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잠잠할 것으로 예상했던 금리·물가·경기 문제 등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유발시키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모멘텀을 가진 주요 기업들의 상승세를 훼손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려운 상황 (고금리·고물가·저성장)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에 대한 희소성이 더 강력한 주가 상승 동력이 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용어를 낯설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처음 인터넷이 나왔을 때 그 기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되새겨 보자.
인터넷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자. 인공지능이라는 영역이 이제 시작이라고 하면 그 파급력은 상상하기 힘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혁신과 막대한 자본의 투입, 인공지능 서비스의 대중화가 우리들에게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할 방법은 없다. 다만 지금의 생성형 인공지능이 과거 인터넷과 겹쳐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더욱 당연해질 때까지 오랫동안 진행될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추후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