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야당은 ‘대국민 전쟁 선포’라며 강력 반발해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여야는 강경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관련 기사 6면
윤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순직 해병 특별검사 법률안’ 재의 요구안을 재가했다. 취임 후 횟수로는 여섯 번째, 법안 개수로는 10건째의 거부권 행사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권 행사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정 실장은 “특검은 행정부의 고유 권한인 수사권과 소추권을 입법부에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할 때만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지난 25년간 13개 특검법은 모두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 후보 추천권도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다”며 “이 역시 삼권분립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실장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공수처의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특검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장 임명에 동의하는 동시에 특검법을 고집하는 것도 이율배반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야는 이날 오동운 공수처장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으며 윤 대통령은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범야권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지난 대선 당시) 말했다”며 “윤 대통령이 범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