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고물가에 1분기 실질소득 1.6%↓…7년 만에 최대폭 감소

◆통계청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고물가에 실질소비지출도 0.0% 보합

대기업 상여금 축소에 5분위 소득 줄어

사진 제공=통계청사진 제공=통계청




올해 1분기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이 지난해 1분기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 감소 폭은 7년 만에 최대치로 커졌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3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3분기 3.4% △지난해 4분기 3.9%에서 올해 1분기 1.4%로 크게 줄었다.

물가 상황까지 반영하면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 1분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실질소득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2021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이며 감소 폭은 2017년 1분기(-2.5%) 이후 7년 만에 가장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가 3% 올랐다면 소득도 3% 올라야 실질소득이 오르는데, 물가 상승분만큼 소득이 오르지 못해 마이너스가 됐다”고 설명했다.



소득 원천별로는 사업소득과 이전소득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5.8% 증가했으나 근로소득이 같은 기간 1.1% 줄었다. 이에 따른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은 329만 1000원 수준이다. 보험금, 경조소득 등 비경상적 수입도 8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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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관계자는 “사업소득의 경우 농업소득과 주택·임대소득이, 이전소득의 경우 각종 연금과 공적 연금 수급자 수 및 수급액, 부모 급여 등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부모급여는 지난해 35만~70만 원에서 올해 50만~100만 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290만 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교통(-1.0%) △기타상품·서비스(-0.6%) △통신(-0.7%) 등에서 지출이 줄었으나 식료품·비주류음료(7.2%), 음식·숙박(5.8%), 오락·문화(9.7%) 등에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 영향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증가하지 않고 보합(0.0%)에 그쳤다. 실제로 소비 규모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물가가 오르면서 지출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다.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분기(-7.4%) 이후 가장 낮았다.

실질소비지출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각 가구는 △기타상품·서비스(-4.8%) △의류·신발(-4.1%) △교통(-2.4%) △주류·담배(-1.2%) △주거·수도·광열(-1.0%)에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해외여행 등 오락·문화 소비 규모는 물가 상승을 반영해도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소득과 지출을 연계해 살피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04만 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다만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여윳돈’을 의미하는 흑자액은 113만 8000원으로 같은 기간 2.6% 줄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7.6% 상승한 115만 7000원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외 3분위 5.4%, 2분위 4.2%, 4분위 2.7% 등 순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이 컸다.

반면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분기 기준 1125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0%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상여금이 없었고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에서도 상여금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주요 기업에서 상여금이 축소된 것이 5분위 가구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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