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글로벌 핫스톡] '편한 신발' 트렌드 주도…성장성 높아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몇 년간 애슬레저, Y2K, 고프코어, 올드머니 등 많은 트렌드들이 지나갔지만 신발에서는 어글리 슈즈 이후 이렇다 할 수식어를 붙일만한 트렌드가 없었다. 아디다스가 ‘이지(Yeezy) 시리즈’ 종료를 기점으로 끝없는 하락세를 보였고, 나이키는 압도적인 브랜드력으로 시장을 독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는 급변했다. 장기간 신발 시장을 과점해온 나이키에 대한 지루함 때문이다. 새로운 소비 열망을 갖고 있던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 트렌드는 편한 신발이다. 대표적으로 어그, 크록스, 호카, 살로몬 정도의 브랜드를 꼽을 수 있다. 나이키의 주가가 연초 대비 15% 하락하는 동안 어그, 호카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커스 주가는 35% 상승했다. 올해도 이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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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커스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담당하는 어그는 특히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어그는 서퍼들이 서핑 후 체온 보호를 위해 신던 양털부츠에서 시작됐다. 데커스는 몇 년간 정체되어 있던 기존 어그의 털부츠 형태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 굽 높이를 높인 플랫폼 스타일, 오염에서 자유롭도록 PVC 보호막을 씌운 클리어 스타일, 앞뒤를 뚫어 통기성을 높이고 계절성을 줄인 슬리퍼 스타일로 브랜드 스타일 전환에 성공했다.

두번째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호카는 프랑스의 러너 두 명에 의해 탄생했다. 쿠션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러너들을 위한 신발이다. 과거에는 다소 두꺼운 신발의 오버솔 부분이 못 생겼다라는 평이 다수였지만 최근 고프코어와 Y2K 트렌드에 힘입어 독특한 디자인이라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편한 착용감까지 더해지며 급격하게 인기를 얻었는데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브랜드 본질인 러닝·쿠션·착용감에 집중한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데커스가 호카를 인수했던 2013년 당시 매출액은 고작 300만 달러였으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매출액은 14억 달러에 달한다.

트렌드는 말 그대로 트렌드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다만 본질에 집중한 유니크한 신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진 데커스는 성장할 공간이 더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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