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약 80%에 해당하는 기업이 주당순이익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이익 성장률은 6%로 꽤 괜찮은 숫자가 나왔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도 가장 핵심 단어는 ‘인공지능(AI)’이었다. 인공지능 퍼포먼스 여부에 따라 주가는 당일 10%대, 혹은 그 이상 움직이기도 했다.
하지만 과한 인공지능 기대감으로 실제 기업이 지닌 펀더멘털과 이익 수준을 무시하고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도 나타났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메타 플랫폼스와 테슬라가 있다. 메타의 경우 분기 동안 상당히 좋은 숫자를 제시했음에도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최대 15%까지 하락한 반면 테슬라는 반토막난 이익을 발표하였음에도 주가는 12% 상승했다.
이익과 주가 수준이 반대로 나타날수록 초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가는 이익 수준으로 회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메타는 AI 수익화 모델에 대한 의문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펀더멘털은 큰 개선세를 보였고 이익 수준 대비 주가도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다.
메타의 긍정적 요인을 살펴보면 디지털 광고가 여전히 성장세에 있으며 비용절감으로 영업마진도 9.4%포인트 증가한 38.6%를 기록했다. 또 첫 현금 배당과 높은 수준의 자사주매입으로 자기자본이익률도 시장 평균 20%보다 높은 26.7%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익 수준을 반영한 주가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운용 비중을 확대할 기회인 것이다. 메타의 AI 투자는 점차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메타는 신규 출시한 AI 모델 ‘라마 3’를 퀄컴과 손잡고 온디바이스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AI 도입을 통해 릴스 시청 시간이 8~10% 증가했고 이는 광고 수익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테슬라는 거대한 계획과 달리 업황과 금리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재무제표에서 성장이 다시 나타나는 시점에 투자를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테슬라는 저가 콤팩트 모델 출시 계획, 완전자율주행(FSD) 주문자위탁생산(OEM) 판매, 로보택시 등 다양한 사업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12% 급등했지만 그 속은 그리 편하지 않아 보인다. 차량 가격 인하를 통한 시장 확대 계획은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오히려 이익 감소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인한 구매 수요 감소가 나타났다. 그럼에도 주가는 비싸 보인다. 장기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는 시장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모델이 한 기업에게 얼마만큼 성장을 만들어줄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기업이 가진 체력 대비 주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는 보다 수월하다.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였을 때 적절한 비중 조절을 통해 초과 수익을 달성하는 전략을 가져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