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엉뚱한 집 문 부수고 들어갔는데도…법원 집행관 “사과 안하겠다” 왜?

21일 광주 다세대주택 무단 출입 CCTV로 확인

등기부상 주소 의존해 집행, 관련 규정 정비 필요

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덕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광주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들이 진입한 모습. 연합뉴스2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덕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광주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들이 진입한 모습. 연합뉴스




법원 판결에 따라 채무자 소유 물건 압류 등의 집행을 담당하는 집행관이 착오로 압류 대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주택 소유주의 사과 요구에도 해당 집행관은 현행 규정상 집행에 대해 당사자에게 알려줄 의무는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관련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광산구 장덕동의 다세대주택 소유주인 50대 남성 김모씨는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지난 21일 오전 9시께 신원 미상의 남성 5명이 자신의 거주지 바로 옆 세입자 집 현관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내부로 진입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택배로 반품할 물건을 현관문 앞에 놔두고 제대로 회수됐는지 확인하려다 뜻밖의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2분여 동안 집 내부를 뒤진 이들은 잠금장치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사라졌다.



김씨는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사건을 조사한 경찰로부터 침입자들이 광주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민사 판결을 근거로 채무자의 물건을 압류하기 위해 해당 주택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러나 압류 대상 채무자는 1년여 전에 이미 이사했다. 광주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들은 주택 진입 후에야 이 사실을 파악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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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씨는 법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해당 집행관실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그러나 김씨에 따르면 광주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는 “민사집행법상 정당하게 압류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집행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더라도 이 사실을 당사자에게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답했다.

김씨는 집행관들이 실수로 남의 집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태도가 화가 나 세입자와 상의해 이들을 주거침입죄나 손괴죄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집행관은 10년 이상 법원주사보, 등기주사보, 검찰주사보, 마약수사주사보 이상의 직급으로 근무했던 사람 중 지방법원장이 임명한다. 실제 거주 주소가 아닌 등기부상 주소에 의존해 강제 집행을 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처럼 압류 대상자가 아닌 사람의 집에 잘못 들어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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